아침 9시가 되면 밤의 일은 보통 사라진다. 그런데 어떤 기록은, 낮빛에서 더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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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09:03, 관리실 문 앞.

은재는 파일을 가슴에 붙잡고 서 있었다. 밤새 한 번도 펴지 않은 손가락 관절이 아직 뻣뻣했다. 도현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으로 올라왔다. 습관처럼 주변을 먼저 보고, 마지막으로 문 손잡이를 잡았다.

관리실 안쪽에서 복합기 돌아가는 소리가 일정하게 들렸다.

“원본 대장 확인하러 왔습니다.”

도현의 말이 끝나자, 당직 관리자 최성민이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공문 있으세요?”

은재가 먼저 파일을 열어 밤에 회수한 명단 사본을 내밀었다.

“야간 점검자 이름이 계속 바뀌어서요. 인수인계란만 확인하면 됩니다.”

최성민은 종이를 대충 훑다가, 윤상복 이름에서 잠깐 멈췄다.

“이 이름… 옛날 사람인데.”

도현이 바로 받았다.

“그래서 원본 대장이 필요합니다.”

최성민은 한숨처럼 짧게 숨을 뱉고 철제 캐비닛 열쇠를 꺼냈다.


09:11, 관리실 기록대.

먼지 낀 검정 바인더가 책상 위에 올라왔다.

시설 인수인계 대장(2025.10~2026.02)

페이지를 넘길수록 종이 모서리가 일정하게 닳아 있었다. 많이 본 장부였다. 그런데 2025년 11월 마지막 주에서 도현의 손이 멈췄다.

윤상복 / 퇴직

그 아래 줄.

인수인계자: ________

완전히 비어 있었다.

도현은 다음 페이지를 넘겼다. 12월 첫째 주 정기점검란에는 누군가 파란 펜으로 박정우를 적어 넣어 둔 흔적이 있었다. 잉크가 번져 날짜 칸까지 닿아 있었다.

은재가 가까이 몸을 숙였다.

“여긴 비어 있는데… 뒤에는 이름이 생겼네요.”

최성민이 급히 말을 붙였다.

“현장에선 그런 일 많습니다. 늦게 정리되기도 하고…”

도현은 장부 옆에 가져온 사본을 나란히 놓았다. 사본의 박정우와 원본 뒤쪽 박정우는 획 끝이 닮아 있었다. 같은 필체였다.

“늦게 정리되는 건 가능한데, 없는 인수인계가 완료된 것처럼 배포된 건 설명이 필요합니다.”

최성민은 입술 안쪽을 깨물었다가, 결국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외부에 바로 신고하실 겁니까?”

은재가 먼저 대답했다.

“저는 제 계약서가 먼저입니다. 누가 제 서류까지 건드렸는지 확인해야 해요.”

말하는 동안 은재 손은 떨리지 않았다.


09:29, 관리실 복합기 옆.

은재는 임대차 특약 사본과 대장 사본을 겹쳐 들고 있었다. 두 문서의 특정 획이 반복됐다.

  • 받침 눌러 쓰는 모양
  • 시작점이 비어 있는 원
  • 문장 끝을 오른쪽 위로 치켜 올리는 습관

은재가 종이 위에 손가락을 얹고 말했다.

“같은 사람이에요.”

도현이 짧게 물었다.

“확신합니까?”

“네. 글씨는 거짓말을 잘 못 해요.”

최성민이 의자 등받이에 기대며 중얼거렸다.

“박정우라는 이름… 우리 직접 고용이 아니었습니다. 외주 명단으로만 들어왔어요.”

도현 시선이 바로 올라갔다.

“외주면 계약 주체가 있죠. 어디에서 넣었습니까?”

최성민은 모니터 폴더를 뒤적이다가 파일 하나를 열었다.

야간시설 긴급대응 / 협력사: 동명시스템

첨부된 명단 첫 줄.

담당: 박정우(현장), 이재훈(총괄)

그리고 우측 하단 승인란에는 익숙한 이름이 있었다.

결재: 관리소장 한기문

도현은 파일명을 메모했다. 은재는 이름 두 개를 따로 적었다.

  • 동명시스템
  • 한기문

은재가 종이를 접어 파일에 넣으며 말했다.

“이제 이름이 아니라 줄을 봐야겠네요. 누구 선에서 도장 찍히는지.”

도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밤엔 현장 말고 결재선을 봅시다.”


23:47, 경비실.

도현은 관리실에서 복사해 온 결재 문서를 모니터 옆에 세워 두고 동편 CCTV를 확대했다. 은재는 편의점에서 무전기로 짧게 말했다.

“뒤문 쪽 차량 한 대 섰어요.”

도현이 화면을 넘기자 흰색 밴 한 대가 프레임에 걸렸다. 옆면 로고는 흐렸지만 끝 글자만 선명했다.

...시스템

그때 모니터가 1초 끊겼다.

복구된 장면에서 밴 뒷문은 열려 있었고, 작업복 두 명이 검은 박스를 내리고 있었다.

박스 측면에 라벨이 붙어 있었다.

CCTV 교체 모듈

도현은 무전기를 눌렀다.

“은재 씨, 오늘은 문 말고 전원을 지키세요.”

은재의 대답이 바로 돌아왔다.

“알았어요. 제가 카운터 안에서 비상차단 스위치 잡고 있을게요.”

밤이 다시 시작됐다. 이번엔 둘 다, 어디를 먼저 막아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

다음화 예고

CCTV 교체 작업이 ‘긴급 승인’으로 강행되며, 도현과 은재는 결재선에 있는 이름 하나를 직접 마주하게 된다.

※ 제작 고지: 이 에피소드는 생성형 AI 보조 도구를 활용해 작성되었고, 공개 전 편집 검수를 거쳤습니다.